
세월아 너만
가거라
세월아 세월아 야속한 세월아
이제 늙으니 따라가기도 힘이 드는구나
나는 좀 쉬엄쉬엄 쉬어 갈 터이니
나만 두고 너만 가거라.
미워할 수도 뿌리칠 수도 없는 세월아!
한평생 너 따라 숨 가쁘게 달려오며
미운 정 고운 정 뒤섞인 너와 나는
이젠 나만 두고 너만 가거라.
나 이 모습 이대로
살아온 세상 뒤돌아보며
너털웃음 깔깔대며 여기 머물러
오래오래 살고 싶구나!
이젠 나를 두고 너만 가거라
이제는 너와 친구
안할거야!
너만
가거라
너 혼자가도 나는 너를
잡지도
안할거다
가는 세월에게 부치는 글