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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의산책길

이름없은 여인이 되여

by 깨알소금 2013. 11. 15.

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 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. 초가지붕에 박 능 쿨 올리고 삼밭에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실컷 별을 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사 외롭지 않겠소.  기차가 지나가 버리는 마을 놋 양푼의  수수엿을 녹여 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 여우 나는 산골 얘기를 하면 삽살개는 달을 짓고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하겠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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